퇴사하는 날. 기분이 묘하다. 왜 그럴까?

지난 2~3주간 퇴사 결정 이후에는 마냥 설레고 퇴사만을 기다렸다. 오늘 자산 반납을 위하여 마지막 출근을 하여 회사에서 바쁘게 자기 할 일들을 하며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처음 겪어보는 감정(?)을 느꼈다. 약간의 소외감 같으면서도 불안감... 뭔지 정확히 모를 감정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주기적으로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들이 머리를 통과할 때쯤 “내가 실수한 건가?, 다음 회사를 찾아보고 그만뒀어야 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팀 동료분들과 마지막으로 점심 식사를 함께하고, 첫 직장에서부터 알았던 옛 동료들과도 인사를 하였다. 대부분의 대화는 “어디 회사로 가세요? 이직 준비 중이시구나. 곧 취직하시겠네요.” 등.. 이런 이야기를 주로 하게(듣게) 되었다. 너무나 당연스럽게도 직장이 있어야만 하는 사회적 나이, 위치에 있기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당분간 지쳤던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고, 취미도 찾고 무언가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라는 속 안의 생각은 표현하지 않고, “네/응 좀만 쉬고 또 취직해야죠” 정도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였다.

이런 불안감, 초조함이 생길 때일수록 내가 왜 퇴사를 생각했고, 어떠한 행복을 바랐었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짐을 모두 챙겨 회사를 나와 잠시 카페에 앉아 독서도 하고 핸드폰으로 드라마도 보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날려봤다. 신기하게도 오전에 느꼈던 불안감, 초조함이 금방 사라졌다. 더 이상 극단적으로 후회, 미련과 같은 감정으로 가지 않았다.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있겠지만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요소라고 흘려보낼 수 있었다.

2013년 첫 회사에 입사하여 약 8년간 일을 해왔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오늘만큼은 나 자신과 이번 결정을 응원하고 35세의 새로운 생활을 그려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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